[문화유산 보존에 앞장서는 기업] SK네트웍스…한국 직물산업의 역사, 수원공장에 '뚜렷'

입력 2016-08-30 16:33  

6·25전쟁 중 잿더미 된 선경직물 재건 후 '개척·도전'
매출 20조 대기업으로 성장



[ 최승욱 기자 ] 국내 굴지의 그룹인 SK의 모태 기업 SK네트웍스는 6·25전쟁 중 폭격으로 잿더미가 된 선경직물 수원공장 안에 있던 직기 20대를 수리하고 재조립해 재가동에 성공한 직물회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수원 출신으로 경성직업학교 기계과를 졸업했던 고(故) 최종건 창업 회장은 1944년 선경직물에 수습기사로 입사한 뒤 생산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1949년 개인 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최 회장은 1953년 선경직물을 재건, 창업했다. 당시 선경직물 직원들은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 철골과 파이프를 직접 자르고 용접했다. 마차를 사용해 돌과 자갈을 실어나르고, 서둔천에서는 모래를 파다 비벼 벽돌을 쌓았다. 이렇게 세워진 공장이 지금도 수원시 평동 4에 굳건히 서 있다.

창업 회장과 구성원의 이런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은 이후 선경직물이 열악한 생산기술과 사회여건 속에서도 선진 기술 습득 노력과 과감한 연구개발, ‘품질 제일주의’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수많은 히트상품을 내면서 국내 직물업계의 선두 蓚汰막?도약하게 한 근간이 됐다.

1955년 빨면 줄어드는 양복 안감의 단점을 개선한 ‘닭표 안감’을 개발해 전국 산업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1958년 출시한 ‘봉황새 이불감’도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 10년 넘게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1958년 국내 최초의 나일론 생산, 1964년 크레폰 생산에 이어 1965년에는 여름용 직물 ‘깔깔이(조제트:Georgette)’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하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선경직물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직물 수출의 첫 장을 써내려 갔다. 1961년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예고 없이 선경직물을 방문해 둘러본 뒤 “앞으로 수출을 해보시오!”라고 독려했다. 최종건 회장은 수출에 나서 1962년 홍콩에 인견직물 10만마를 수출하면서 한국을 직물 수출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후 1976년 종합상사의 면모를 갖춘 데 이어 2000년을 전후해 SK유통과 SK에너지판매 등을 합병하면서 매출 20조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마케팅 회사 ‘SK네트웍스’로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이처럼 한국 산업사의 한 획을 그은 선경직물 수원공장 부지에는 1944년 건립된 공장 사무실과 1959~1964년에 세워진 공장 건물, 1965년 만들어진 공장 기숙사와 1966년 건립된 수조 및 폐수처리장이 당시 모습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임직원의 문화재 사랑 또한 남다르다. SK네트웍스는 전국 지역별로 인근 고궁과 유적지 등을 찾아 정화활동을 펼치는 등 문화재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최종건 창업 회장과 최종현 선대 회장의 뒤를 이어 수원상공회의소 회장 및 경기도상공회의소연합회 회장을 맡아 해당 지역 상공업 및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부친이 설립한 모태회사인 SK네트웍스를 떠난 지 19년 만인 올해 대표이사로 복귀해 구성원을 만난 자리에서 “개척과 도전정신으로 대변되는 ‘창업정신’을 되살려 급격히 변화하는 미래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최승욱 특집기획부장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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